[논문 쓰기 #1] 아이디어가 생겼을 때 쓰기 시작하자

막막한 논문쓰기.. 언제 시작하며 어디로 가야하는 것인가?



첫번째 논문 쓰기 팁은 “아이디어 단계부터 쓰기부터 시작하는 것” 이다.

석사 때는 어떤 연구 아이디어를 갖게 되면, 관련 연구 몇 개 찾아보고 무작정 구현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다. 때문에 연구 후반에 비슷한 관련연구를 찾게되는 곤혹스러운 일이 생기거나, 내 논문의 핵심 아이디어를 다른 논문과 비교해서 설명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논문쓰기, 특히 영어로 논문을 쓴다면 "아이디어가 생겼을 때 쓰기 시작하는" 아이디어는 고통스럽게 느껴질 것이다. 나도 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지도교수님의 추천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아직까지 이 방법으로 많은 논문을 쓰진 않았지만 느껴지는 장점이 있어 정리해 본다.


1. 비슷한 논문을 미리 찾을 수 있다

실컷 연구 해놓고 비슷한 연구를 찾는 일은 자기 얼굴에 똥싸는 것과 같은 느낌인 것 같다. 과거의 내가 지금의 나에게..

같은 분야에서 연구를 계속하니 아이디어가 생겼을 때 비슷한 연구가 있는지 없는지 금방 감이 오지만, 막상 관련 연구를 글로 정리하니 비슷한 연구를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이나, 또 다른 각도의 비슷한 연구를 찾을 수 있었다. 그러면서 논문이 리뷰될 때 가장 중요한 항목 중 하나인 컨트리뷰션 (contribution)을 명확히 할 수 있었고. 후에 아이디어가 조금 변경되더라도 내 컨튜리뷰션이 어떻게 변화할 지 머릿속에 그려졌고 그래서 당황스럽지 않았다.

그러면 관련연구 조사를 통해 비슷한 연구를 찾으면 바로 아이디어를 접어야할까? 이건 아이디어가 얼마나 비슷한지, 다른 점이 있다면 그 부분에서 내 컨트리뷰션이 명확한지에 달린 것 같다. 경험적으로 비슷한 연구는 내가 해결하고자하는 문제를 반증하기도 하고, 내 아이디어를 한층 더 디벨롭하는데 도움을 준다.

찾아낸 비슷한 연구는 Introduction에서 문제를 강조할 때 사용할 수 있고 (이 테크닉은 분야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후에 본격적으로 라이팅을 할 때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2. 필요한 이미지와 도표를 미리 생각할 수 있다

실험이 다 끝난 후 논문을 쓰다보면 프로토타입이나 실험 사진이 부족한 경우가 있다. 쓰기도 바쁜데 사진까지 찍으려면 정말 정신이 없을 것이다. 필요한 이미지와 도표를 미리 생각하고 리스트를 정리해두면 연구 과정에서 필요한 사진/도표를 빠트리지 않고 준비하게 된다.고, 논문이 억셉되고 인용되는 확률을 높일 수 있다.

그러면 왜 이미지/도표가 중요할까? 내 생각엔 일 인당 논문 출판 수가 증가하고 있고, 때문에 한 연구자 당 읽어야할 논문 수 가 증가하기 때문인 것 같다. 때문에 리뷰어나 독자가 내 논문을 빠르게 훑으면서도 컨튜리뷰션을 이해하기 쉽도록 배려하는 것,  시작적인 커뮤케이션에 신경을 쓰는 게 필요하다. 리뷰어는 논문을 받으면서 제목과 이미지를 빠르게 훝고 논문의 퀄리티를 짐작한다. 마음속으로 이미 이 논문을 억셉할 지 리젝할 지 정해둔 후 논문을 읽기 시작하는 것이다. (물론 논문을 다 읽고난 후 마음을 바꿀 수도 있다.) 다시 말하면 좋은 이미지는 논문이 억셉되는 확률을 높여준다.

좋은 이미지는 내 논문이 억셉되는 확률 뿐만 아니라 인용되는 확률도 높여준다. 독자가 이미지를 보고 내 논문을 인용할지 말지, 어떤 부분을 인용할지 빠르게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독자로서의 내 생각에 좋은 비쥬얼은 독자를 사로잡는 것 같다. 이미지가 알차게 구성된 논문 (사실 이미지가 알차면 좋은 논문인 경우가 많았다)의 경우 내 기억 속에서 오래 남아서 나중에 결국 인용한 경험이 있다.


3. 실험방법을 미리 정리할 수 있다

실험방법은 초기에 잘 디자인 되어야 연구에 오류가 생기는 것을 피할 수 있다. 다행인 것은 실험방법은 연구초기 단계에서 생각하기 쉬운 부분이라는 것이다. 내가 사용한 방법은 내 연구와 비슷하면서 임팩트 있는 논문을 찾아 실험방법을 따라적는 것이다. (copy&paste가 아니라 rephrasing도 필요하다.) 이렇게 하면서 실험을 위해 준비해야되는 부분 (Method 또는 Apparatus), 필요한 실험 참여자들의 인구학적 특징 (연령 등), 실험 환경까지 미리 생각하고 준비할 수 있다.


4. 교수님 또는 동료 연구자들의 피드백을 미리 받아 내 논문을 디벨롭할 수 있다

연구를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내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피드백을 받아 더 나은 아이디어를 만드는 것인 것 같다. 교수님 또는 동료들에게 리뷰를 부탁하는 것이 첫 논문 iteration의 마지막 단계일 것이다. 다만 연구 초기 과정에는 한 번에 한 명에게만 리뷰를 부탁해야한다. 그래야 똑같은 코멘트를 받고 나와 그들의 시간을 낭비하는 일을 줄일 수 있다. 그리고 한 번 부탁한 사람에게 또다시 부탁하지 말자. 지도교수를 제외하고. 내가 원하는 건 리뷰어에 가까운, 내 연구를 모르는 외부인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연구 후반으로 갈수록 내 연구를 잘 모르면서 부탁할 만큼 가까운 이를 찾기가 힘들어지므로 내부 리뷰어는 아껴서 사용하도록 하자. 연구 후반에서 내부 리뷰어를 사용하는 테크닉은 나중에 따로 올리도록 하겠다.



이상으로 첫 번째 논문쓰기팁을 정리해보았다. 생각보다 시간이 아주 많이 걸리는 군.. 이주일에 한번 올리는 걸로 목표를 수정 해야겠다.

다음은 첫 드래프트 논문을 어떻게 쓰는지 내 논문으로 예시를 보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