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쓰기와 자존감에 대해

최근 UIST Doctoral Symposium에 지원하려고 준비중이다. 이전에 다른 학회 용으로 써 놓은 초록이 있어 늦게 시작했는데, 이게 웬걸.. 다시 쓰려니 너무 어려운 것이다.

쓰다가도 어떤 크리틱을 받을지 너무 예상이 되서, 한 문단 안에서도 몇 번을 왔다 갔다하며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다, 어느덧 더이상 진행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겨우 4장 짜리 논문인데도...

논문 쓰기는 너무 어려운 것 같다. 자신감에 차서 한 번에 쭉 써내려가도, 돌아오는 건 언제나 칭찬 보다는 크리틱이다. 당연히 아직 내 라이팅 스킬이 많이 부족해서도 있지만, 논문 쓰기가 원래 라이팅-크리틱-수정의 무한반복이기 때문이리라. 크리틱을 하면서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게 아카데미의 주요한 방법론이긴 하지만 어쩔 땐 정말 힘빠진다. 요즘같이 의욕이 상실된 때는 더더욱.

본격적인 학위논문을 쓸 때를 걱정하고 싶은 유혹도 든다. 하지만 미래에 대한 걱정은 나를 피로하게 만들 뿐이란 걸 알기에, 눈 딱 감고 끝까지 써내려가는 수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