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어 수리하기

몇 주 전부터 드라이어가 달각달각 소리를 내며 바람이 나오다 안나오다를 반복했다. 내부 부품이 고정이 안되서 그런건가? 하는 생각을 하며.. 드라이어를 어떤 일정한 각도로 세우면 바람이 나오길래 그냥 사용했다. 바람도 더 뜨거워진 것 같지만..

그런데 며칠 전 드라이를 하는데 타는 냄새가 나서 확인해보니 선 부분에서 타는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급하게 콘센트를 빼고 수리를 결심했다.

아래는 수리 전. 이미지 회전을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네. ㅎ


사진에는 안보이지만 스티커에 05. 03이라고 써있다. 2005년 3월에 만들었다는 건지 5월 3일에 만들었다는 건지 알 수 없지만.. 십년 정도 돼보이긴 하다. ㅎㅎ





분해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나사 세 개 중 하나가 안 빠졌던 것. 드라이버가 헛돌면서 나사머리 다 갈리고.. 전동드라이버+고무장갑으로 했는데도 빠지지 않았다. 밑에 나사는 그렇게 빠졌는데.. 이것 때문에 한 시간은 잡아먹은 것 같다. 안 그래도 더운데 땀이 줄줄 흐르더라..






 
분해는 포기하고, 누전된 선 부분을 일단 고쳐보자 싶어서 아래와 같이 누전된 부분을 잘라내고 새로 연결을 하였다. 누전된 건 안 찍었지만.. 벌레 먹은 것 처럼 까맣게 바깥 고무가 녹아있었다. 바깥 고무를 벗겨보니 오래되서 전선 커버도 전체적으로 삭은 느낌이 있었다. 어쨌튼 다시 연결하고 절연 테잎으로 열심히 발라주었다.







절연테잎으로 바르고 나서 보니 새로 연결한 부위가 너무 흐물거리는 느낌이었다. 이렇게 두면 사용 시 드라이어를 흔들면서 전선이 자주 휘고, 끊어져서 다시 누전이 생길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래서 부목을 대듯이 남는 기판을 얹어 다시 테이프를 발라주었다. 보기엔 이상하지만 ㅋㅋ 튼튼한게 최고! 드라이어를 들고 흔들어보니 잘 고정된 느낌이다.


전원에 연결해보니 잘 된다. 달각달각 소리도 안나고. 아마도 그 소리는 릴레이가 연결됐다 끊어졌다하면서 나는 소리였나보다. 바람이 뜨거운 건 해결이 안됐다만. 이건 안에 먼지가 들어가서 그런게 아닐까 싶다. 어쨌튼 드라이어를 미친듯이 흔들면서 머리를 말리는 습관이 있는데, 이제부턴 안 흔들고 조심스럽게 써야겠다. 몇 달만 더 써도 좋을 것 같다.





아래는 수리의 흔적 ㅋ 뭔가 거창하다.








+ 8월 3일 추가

수리한 드라이어를 쓴지 이틀. 다시 됐다 안됐다를 반복한다. 아무래도 드라이어 내부 접촉도 잘 안됐거나 내가 수리한 부분이 불량인 듯.. 한번 만 더 시도해보고 안되면 새로 사야겠다 ㅠ